[김동철칼럼] 명문대 입학과 학생부 조작
2016/10/03 00:24 등록 (2016/10/03 00:24 수정)
김동철 기자 (youth@babytimes.co.kr)
▲ 김동철 베이비타임즈 주필·교육학 박사 / ‘환생 이순신, 다시 쓰는 징비록’ 저자
최근 광주의 한 사립고교에서 학생생활기록부를 조작한 교장과 교사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 학교는 교장과 교사가 나이스(NEIS,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수백 회 무단 접속해 학생 25명의 학생부에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36회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스 접속권한은 교장이 부여하며, 담임교사와 해당 과목 교사에게만 나이스에서 학생부 입력과 수정을 위해 접속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된 학교는 나이스 접속권한이 없는 학년부장 교사에게 임의로 교장이 권한을 부여해 학생부를 수정하도록 했다.
담당부처인 교육부는 교장이 임의로 권한을 부여하는 경우 이를 막을 뚜렷한 방법이 없다며 고심하고 있다.
가령 교장에게만 접속권한을 주고 위임을 하지 못하게 한다고 해도 인증서 등을 통째로 주고 학생부 수정 등을 지시하는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학생부 부당 정정은 명백한 성적 조작 범죄다. 이에 따라 최소 견책부터 최고 파면까지 징계사유가 된다. 이 성적 조작범죄는 금품, 향응 수수와 상습폭행, 성폭행 등과 함께 교원 4대 비리 중 하나다.
이에 앞서 2011년에는 서울 강남의 한 자율형사립고가 3학년 학생 200여명의 학생부 내용을 고치는 등 전국 고교에서 부당 정정 사례가 잇따랐다.
2013년 교육과학기술부는 원칙적으로 학생부 정정을 금지하고 정정이 불가피한 경우 학교학업성적 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정하라는 지침을 내놨다. 또 학생부를 무단 정정한 교사는 성적조작으로 최고 파면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학생부 조작사건과 관련, 교총은 현장 교사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것을 교육부에 제안했다. 교총은 논평을 통해 “대학입시에서 수시비율이 70%에 달하고, 이른바 ‘학종 전성시대’라는 말이 회자되는 상황에서 학생부 기록과 관리는 학교 교육의 공신력과 대입의 공정성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이번 사건이 교육자의 양심과 실천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조직적으로 존재했을지 모를 성적비위를 밝혀내기 위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전형적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한 명이라도 더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해서 성적조작을 암암리에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교장과 교사들은 왜 위험을 무릅쓰고 성적에 손을 대려는 것일까. 성적을 올려달라는 학부모의 은밀한 제의에 금품이나 향응 등 반대급부를 기대하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닌지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한다.
이처럼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에서조차 물질만능과 탐욕이 판을 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명문대를 더 많이 보내기 위해서’다. 이렇게 성적을 조작해서 명문대 간들 그 학생의 머리에 인성이 제대로 박힐 것인지, 또 그 부모와 교사들은 무슨 낯으로 얼굴을 들고 다닐 것인지 혼란스럽다.
요즘 장관이나 고위직 공직자, 그 산하기관 CEO 및 국회의원 등 일부의 비리가 언론을 도배하는 가운데 학교에서도 똑같은 ‘주고받는 비리’가 판치고 있어 ‘부패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남의 것을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도둑질을 가르치는 현실에 그저 개탄할 따름이다.
2014년 인성이 사라지고 황폐화한 상황을 보다 못한 국민의 여론에 국회는 떠밀려 인성교육진흥법이라는 것을 세계에서 유례없이 만들었고 지금 교육부에서는 시행중이다. 예, 효, 정직, 책임, 존경, 배려, 소통, 협동이 인성핵심 8대 요소인데 과연 이 인성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시행될 것인가 의문이다.
공자는 일찍이 논어에서 “이득을 보면 의로운 것인지를 생각하라”는 견리사의(見利思義)를 주창했다.
강태공 또한 육도에서 “의리가 욕심을 이기면 번창하고 욕심이 의리를 이기면 망한다” (의승욕즉창 욕승의즉망(義勝欲則昌, 欲勝義則亡)이라고 주장했다.
자연의 근본 이치를 따르고 사람의 도리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여기서 의(義) 자는 ‘양(羊)과 무(武)’가 결합된 단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양은 고대 중국의 희생(犧牲, 동물의 피를 신령에게 바침) 의식에서 제물(祭物)로 쓰인 동물이다. 제단에 오른 양을 칼(武)로 잡으려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 의(義) 자이다. 그래서 의(義) 자에서는 피 냄새가 난다.
또 옳다는 의(義) 자를 해자하면 양(羊) 아래 나 아(我)가 자리하고 있다. 또 아(我)를 해자하면 손 수(手)와 창 과(戈)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제사 때 희생양(犧牲羊)을 잡을 때 나는 그 양의 피를 뒤집어 써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다. 즉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옳은 일을 할 때 내 스스로 감내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말이다. 곧 정의(正義)를 위해 목숨을 초개(草芥)같이 버린다는 살신성인(殺身成仁)과도 뜻이 통한다.
맹자는 고자(告子) 상편에서 ‘의’를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정신세계라고 이르고 있다.
이 학교는 교장과 교사가 나이스(NEIS,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수백 회 무단 접속해 학생 25명의 학생부에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36회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스 접속권한은 교장이 부여하며, 담임교사와 해당 과목 교사에게만 나이스에서 학생부 입력과 수정을 위해 접속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된 학교는 나이스 접속권한이 없는 학년부장 교사에게 임의로 교장이 권한을 부여해 학생부를 수정하도록 했다.
담당부처인 교육부는 교장이 임의로 권한을 부여하는 경우 이를 막을 뚜렷한 방법이 없다며 고심하고 있다.
가령 교장에게만 접속권한을 주고 위임을 하지 못하게 한다고 해도 인증서 등을 통째로 주고 학생부 수정 등을 지시하는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학생부 부당 정정은 명백한 성적 조작 범죄다. 이에 따라 최소 견책부터 최고 파면까지 징계사유가 된다. 이 성적 조작범죄는 금품, 향응 수수와 상습폭행, 성폭행 등과 함께 교원 4대 비리 중 하나다.
이에 앞서 2011년에는 서울 강남의 한 자율형사립고가 3학년 학생 200여명의 학생부 내용을 고치는 등 전국 고교에서 부당 정정 사례가 잇따랐다.
2013년 교육과학기술부는 원칙적으로 학생부 정정을 금지하고 정정이 불가피한 경우 학교학업성적 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정하라는 지침을 내놨다. 또 학생부를 무단 정정한 교사는 성적조작으로 최고 파면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학생부 조작사건과 관련, 교총은 현장 교사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것을 교육부에 제안했다. 교총은 논평을 통해 “대학입시에서 수시비율이 70%에 달하고, 이른바 ‘학종 전성시대’라는 말이 회자되는 상황에서 학생부 기록과 관리는 학교 교육의 공신력과 대입의 공정성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이번 사건이 교육자의 양심과 실천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조직적으로 존재했을지 모를 성적비위를 밝혀내기 위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전형적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한 명이라도 더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해서 성적조작을 암암리에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교장과 교사들은 왜 위험을 무릅쓰고 성적에 손을 대려는 것일까. 성적을 올려달라는 학부모의 은밀한 제의에 금품이나 향응 등 반대급부를 기대하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닌지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한다.
이처럼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에서조차 물질만능과 탐욕이 판을 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명문대를 더 많이 보내기 위해서’다. 이렇게 성적을 조작해서 명문대 간들 그 학생의 머리에 인성이 제대로 박힐 것인지, 또 그 부모와 교사들은 무슨 낯으로 얼굴을 들고 다닐 것인지 혼란스럽다.
요즘 장관이나 고위직 공직자, 그 산하기관 CEO 및 국회의원 등 일부의 비리가 언론을 도배하는 가운데 학교에서도 똑같은 ‘주고받는 비리’가 판치고 있어 ‘부패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남의 것을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도둑질을 가르치는 현실에 그저 개탄할 따름이다.
2014년 인성이 사라지고 황폐화한 상황을 보다 못한 국민의 여론에 국회는 떠밀려 인성교육진흥법이라는 것을 세계에서 유례없이 만들었고 지금 교육부에서는 시행중이다. 예, 효, 정직, 책임, 존경, 배려, 소통, 협동이 인성핵심 8대 요소인데 과연 이 인성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시행될 것인가 의문이다.
공자는 일찍이 논어에서 “이득을 보면 의로운 것인지를 생각하라”는 견리사의(見利思義)를 주창했다.
강태공 또한 육도에서 “의리가 욕심을 이기면 번창하고 욕심이 의리를 이기면 망한다” (의승욕즉창 욕승의즉망(義勝欲則昌, 欲勝義則亡)이라고 주장했다.
자연의 근본 이치를 따르고 사람의 도리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여기서 의(義) 자는 ‘양(羊)과 무(武)’가 결합된 단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양은 고대 중국의 희생(犧牲, 동물의 피를 신령에게 바침) 의식에서 제물(祭物)로 쓰인 동물이다. 제단에 오른 양을 칼(武)로 잡으려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 의(義) 자이다. 그래서 의(義) 자에서는 피 냄새가 난다.
또 옳다는 의(義) 자를 해자하면 양(羊) 아래 나 아(我)가 자리하고 있다. 또 아(我)를 해자하면 손 수(手)와 창 과(戈)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제사 때 희생양(犧牲羊)을 잡을 때 나는 그 양의 피를 뒤집어 써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다. 즉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옳은 일을 할 때 내 스스로 감내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말이다. 곧 정의(正義)를 위해 목숨을 초개(草芥)같이 버린다는 살신성인(殺身成仁)과도 뜻이 통한다.
맹자는 고자(告子) 상편에서 ‘의’를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정신세계라고 이르고 있다.
이순신 장군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에 온갖 시기와 수모에 시달렸다. 그리고 3번 파직과 2번 백의종군이라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의로운 삶을 살았다. 그것은 초극(超克)의 의연한 자세였다.
1576년(선조 9년) 2월, 32세의 나이로 식년무과에 급제 그해 12월 함경도 동구비보 권관(종9품)으로 부임하기 전에 고향 아산에 있던 이순신은 다음과 같이 자신의 공직관을 밝혔다.
대장부출세(大丈夫出世) 대장부가 세상에 나서
용즉효사이충(用則效死以忠) 세상이 필요로 하면 죽음을 다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불용즉 경야족의(不用則 耕野足矣) 세상이 필요로 하지 않으면 초야에 묻혀 밭을 갈며 사는 것으로 족하다
약취미권귀(若取媚權貴) 권세와 부귀에 아첨하여
이절일시지영(以竊一時之榮) 한 때 이를 도둑질하여 일시적으로 영화를 누리는 것은
오심치지(吾甚恥之) 내가 가장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공자의 “의롭지 못한 부귀는 나에게는 뜬 구름과 같다”는 불의이부차귀(不義而富且貴) 어아여부운(於我如浮雲), 유학사상에 투철한 이순신 장군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동철 주필 약력>
- 교육학 박사
- 이순신 인성리더십 포럼 대표
- 성결대 파이데이아 칼리지 겸임교수 (이순신 리더십 강의)
- 문화체육관광부 인생멘토 1기 (부모교육, 청소년상담)
- 전 중앙일보 기자, 전 월간중앙 기획위원
- 저서 : ‘환생 이순신 다시 쓰는 징비록’ ‘무너진 학교’ ‘밥상머리 부모교육’
김동철 기자 youth@bab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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