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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16(), 17()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아리랑, 그 진한 우리의 한()을 담은 선율이 울려 퍼진다

 

오른쪽이 고정균 한국전통문화예술원 이사장. 아리랑의 글로벌 브랜드화를 꿈꾸는 자타공인 아리랑 전도사다. ⓒ한국전통문화예술원

()한국전통문화예술원 고정균(46세) 이사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아리랑 전도사’다그는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아리랑’의 1주년 기념 공연을 20143월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화려하게 수놓은 바 있다. 이때 대한민국 최고의 명인들이 참가했다.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아는 각 장르의 유명 고수들이다.

경기소리 이춘희, 남도소리 안숙선, 서도소리 김광숙 등 중요무형문화재 명창 3인이 아리랑의 원형을 서양인들에게 들려주었다. 대금 명인 원장현, 가야금 명창 위희경, 모듬북 명인 김규형 등 전통 음악가들은 물론 클래식, 재즈 뮤지션들도 참가했다.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아리랑’의 1주년을 기념하여 2014년 3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아리랑, 미국의 심장을 두드리다> 공연 포스터. ⓒ한국전통문화예술원

여기에 한국 재즈계의 거장 정성조가 편곡하고 퀸즈 합창단 및 뉴욕 포레스트힐 고교의 빅밴드가 연주한 해주 아리랑과 본조(本調) 아리랑을 선보였다. 또 미국 재즈의 거장인 마이클 필립 모스먼 교수가 편곡하고 퀸즈 칼리지 재즈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밀양아리랑, 강원도아리랑, 정선아리랑을 소재로 편곡한 힙합그룹 가리온의 아리랑 등 다양한 형태의 아리랑이 펼쳐졌다. 캘리그래퍼 이상현의 한글 아리랑 서예 퍼포먼스는 ‘보고 즐기는 아리랑’으로 뉴요커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세계 음악 교과서에서 우리의 아리랑을 만나고 싶다!

 

지난 11월 27일부터 28일 양일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한국 문화 축제(Korean Culture Festival)> 공연 현장 모습. ⓒ한국전통문화예술원

 

고정균 이사장의 아리랑 소리는 남미와 유럽을 거쳐 올해는 아프리카(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까지 퍼졌다. ⓒ한국전통문화예술원

미국 무대에 이어 2015년 5월 중국 항주에서는 <아리랑, 중국의 심장을 두드리다!>를 성공리에 마쳤다.

고정균 이사장의 아리랑 소리는 남미와 유럽을 거쳐 올해는 아프리카(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까지 퍼졌다. 지난 11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나이지리아 아부자(Abuja)에서 개최된 <수교 35주년 및 한국문화원 개원 5주년 기념 축제>에서 현지인들에게 한국 음악의 창의성과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이어서 11월 27일부터 28일 양일간 아프리카 땅 끝 케이프타운(Cape Town)에서는 주남아공대사관(대사 최연호)이 주최한 <한국 문화 축제(Korean Culture Festival)>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총 3000여 명의 관객이 몰려 아리랑 판굿, 개량 전통북을 이용한 타악 공연, 퓨전 국악, 판소리, 비보이 댄스 등 화려한 공연에 환호하였으며, 특히 월드타악그룹 고리의 모듬북 연주에는 관객들이 기립 박수까지 보냈다.

 

아리랑의 글로벌 브랜드화를 추구하는 게 꿈”

 

12월 15일(화), 16일(수), 17일(목) 3일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펼쳐지는 공연 포스터 ⓒ한국전통문화예술원

이 여세를 몰아 그는 오는 12월 15일(화), 16일(수), 17일(목) 오후 7시 30분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아리랑, 세계의 심장을 두드리다!>라는 이름으로 ‘아리랑 환상의 하모니’를 선보이게 된다. 아리랑을 테마로 한국 전통예술의 최고 명인들과 해외 연주자, 대중음악, 클래식, 재즈, K-POP, 힙합, 록, 비보이, 발레, 무용, 합창단, 재즈 오케스트라, 국악관현악단 등 300여 명의 각 장르별 스타들이 대기하고 있다.

 

소리현(絃) 가야금병창단의 아리랑 공연 모습. ⓒ한국전통문화예술원

<아리랑, 세계의 심장을 두드리다!>는 3일간 1부, 2부, 3부로 나누어 진행될 예정이다. 1부는 ‘아리랑, 세계와 만나다!’, 2부는 ‘아리랑, 신명을 두드리다!’, 3부는 ‘아리랑, 시대를 읽다!’라는 부제목으로, 국내 대표 명창 경기민요 중요무형문화재 이춘희,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중요무형문화재 안숙선, 서도소리 중요무형문화재 김광숙, 대금 명인 원장현, 가야금병창 위희경 등이 본조아리랑을 비롯하여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정선아리랑을 부른다. 또 재즈 오케스트라 SAC 빅밴드 등이 대중적이고 격조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국악, 무용, 재즈, 클래식, 힙합, K-POP, 록, 빅밴드, 오케스트라, 합창 협연 및 아리랑 캘리그래피 등 총 300명이 만드는 다양한 장르의 하모니가 될 것이다.

 

[미니 인터뷰] 한국전통문화예술원 고정균 이사장과의 6문 6답

 

Q1 일단 출연진들이 화려한데 출연료만 해도 꽤 들어갈 텐데요.

민간단체이다 보니 정부 지원이 많은 것도 아니고, 늘 자금 부족으로 힘들지요. 

 

Q2 해외 공연 때는 글로벌 대기업으로부터 협찬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말도 마세요.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 몇 곳에 협찬 요청을 한두 번 한 게 아니에요. 그런데 아리랑이 너무 한국적인 것이라 오히려 제품 홍보에 역효과가 날 거라는 이야기만 들었어요.

 

Q3 참으로 기이한 생각이네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광고 카피도 본 적이 있는데요.

한국의 고전, 고리타분한 아리랑 이미지가 자사 제품과 맞지 않는다는 거예요. 촌스럽다는 편견 때문인 것 같아요.

 

Q4 대규모 공연단을 이끌고 세계 무대에 서려면 일단 먹고, 자고, 대관하고, 교통비, 현장 진행비 등 계산이 쉽게 안 나오는 것 같은데요.

그러다 보니 항상 공연은 적자랍니다.

 

Q5 시쳇말로 땅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어떻게 이끌어 갑니까?

사명감이랄까요. 저마저 안 하면 누가 합니까. 그렇다고 예산 줄이면서 소규모로 공연하면 애초 의도한 바의 기획이 전혀 살지 않아요. 할 수 없이 예산 범위를 넘어서 쓰게 되지요.

 

Q6 사명감을 이루기 위한 대가가 너무 크네요. 앞으로 계획은요?

그럼에도 아리랑 공연은 지속될 겁니다. 아리랑의 글로벌 브랜드화를 추구하는 게 제 희망이거든요.

 

아리랑은…

 

아리랑의 기원은 정확하지는 않으나 보통 정선아리랑을 기원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가장 유명한 아리랑은 19세기 말~20세기 초의 본조아리랑(신 아리랑, 경기아리랑)이다. 수백에 가까운 변종이 있을 정도로 즐겨 불리던 이 민요는 후렴부과 독창부를 번갈아 가면서 부르도록 구성되어 있다. 구한말의 선교사 헐버트(Homer B. Hulbert)는 문경새재아리랑을 서양 음계로 채보하여 영문 월간지 <한국소식> 1896년 2월호에 실었다. 이때 헐버트는 ‘아리랑은 한국인에게 쌀과 같은 존재’라고 소개하였다.

 

흥선대원군 섭정기인 19세기 말부터 아리랑은 근대사회 평민들의 노동과 생활상을 반영했다. 경복궁 중건으로 전국 부역꾼들이 아내와 연인으로부터 헤어져 있음을 한탄한 노래로 ‘나는 님과 이별하네’라는 뜻의 ‘아리랑(我離娘)’과 경복궁 중건 자금 강제 납부에 ‘내 귀가 먹어서 원납전 내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는 뜻의 ‘아이롱(我耳聾)’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또 1926년 한국 최초의 장편영화 나운규의 <아리랑>은 그 주제곡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불려졌다. 일제강점기의 비극적 현실에 대한 저항 의식과 사회 변혁을 꿈꾸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의 한(恨) 많은 아픔과 자긍심을 담고 있는 겨레의 노래가 바로 아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