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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 전투와 논개

category 문화산책 2017. 11. 1. 16:09

진주성 전투와 논개

  • 경남 진주성 입구에는 변영로가 지은 ‘논개시비가 푸르른 남강을 뒤로 하고 서있다. 성안에는 논개를 모신 사당 의기사(義妓祀)가 있다. 촛불에 흔들리는 논개의 넋을 위로하려는 국악의 음조가 애달프다.

 

경남 진주성 입구에 서있는 변영로가 지은 ‘논개’ 시비. 사진=김동철 제공

 

논개(論介) _ 변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남강 쪽으로 내려가면 왜장 게야무라 후미스케(毛谷村文助)를 껴안고 강물로 뛰어들었다는 의암(義岩)이 있다. 세월은 흘러흘러 한 기생의 아리따운 모습은 햇볕에 바랜 역사가 되었고 그 의로운 기상은 달빛에 젖어 신화가 되었다.

논개는 진주목의 관기(官妓)로 계사년 1593년(선조 26) 임진왜란 이듬해 진주성이 일본군에게 함락되자 왜장을 유인하여 순국한 의기(義妓)로 알려져 있다.

 

 200년 후 진주성을 찾은 다산 정약용(丁若鏞)은 ‘촉석루 회고’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 불렀다.

 

오랑캐의 바다를 동으로 바라보며/ 숱한 세월 흘러/ 붉은 누각 우뚝이/ 산과 언덕을 베고 있네/

그 옛날 꽃다운 물위론/ 가인의 춤추는 모습 비추었고/ 단청 매긴 기둥엔/ 길이 장사가 남아 있네/

전장 터로 봄바람 불어/ 초목을 휘어감고/ 황성에 밤비 내려/ 안개 낀 물살에 부딪히네/

지금도 영롱한 영혼이/ 남아 있는 듯/ 삼경에 촛불 밝히고/ 강신제를 올리네

 

 

남한강에서 바라본 진주성 모습. 사진=김동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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