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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category 답사기행문(포토) 9년 전



해남 울돌목 바로 위 식당앞에 그 유명한 말이 있어 한 장 찍었습니다. 200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식사후 친필 휘호를 내렸군요.

상유십이(常有十二) 미신불사(微臣不死).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미약한 제가 죽지 않는다면, (적이 감히 우리를 가벼이 여길 수 없을 것입니다.)

1597년 7월 16일 삼도수군통제사 원균이 칠천량 해전에서 왜수군에게 궤멸당하고 조선수군의 존망이 기로에 섰습니다. 백의종군중이던 이순신 장군은 선조가 급작스레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를 맡으라고 명하자 군선도, 군사도, 군량도, 무기도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때 칠천량 해전에서 달아난 경상우수사 배설이 숨겨놓은 판옥선 12척을 찾아냈고 1척은 한 포구에서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13척이 모아졌습니다. 그러나 왜수군 300여척의 대선단이 조선 수군의 씨를 말리려고 달려든 게 바로 명량해전입니다.

선조는 원균을 비롯 전라우수사 이억기, 충청수사 최호 등이 전사했으니  조선 수군을 폐지하고 도원수 권율의 육군에 참여토록 했습니다. 이에 이순신 장군은 절대 안 된다는 장계를 부랴부랴 올렸습니다. 상유십이(常有十二) 미신불사(微臣不死)는 그렇게 해서 나온 말입니다.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 신에는 십이척의 전선이 있습니다

전선수과(戰船雖寡) 비록 전선의 수가 적지만은

미신불사즉(微臣不死則) 미약한 신이 죽지 않고

출사력거전(出死力拒戰) 죽을 힘을 다해 전투를 한다면

불감모아의(不敢侮我矣) 감히 적이 우리를 얕보지 못할 것입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할 수 있다(Can do)'의 임전무퇴 정신은 곧 이 시대에도 꼭 필요한 강인한 백절불굴의 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장군은 전투가 벌어지기 전날 겁에 질려 떨고 있는 휘하 장졸들에게
필사즉생(必死卽生)! 필히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일부당경 족구천부(一夫當逕 足懼千夫)! 즉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고 있으면 천명의 사람도 두렵게 할 수 있다.’고 포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