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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달다 - 정호승

category 문화산책 2016. 8. 9. 19:32




 

 

 

풍경 달다

                                                        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여덟줄. 그 속에 슬픔, 사랑, 희망이 어우러져 돌고 돈다. 시인은 슬픔을 건져내 사랑으로 빚고 희망으로 승화시킨다. 언어 치유의 마술 단계다. 가수 안치환이 곡을 붙인 노래는 애잔함이 더 하여 어느덧 명상음악이 된다. 느릿한 저음의 피아노 선율, 막간을 파고든 해금의 절규! 그리고 혼을 부르는 초혼(招魂)의 풍경소리가 어쩜 이 시대 위로 받고픈 사람들 마음속에 깊이 파고든다.

글,사진/ 心象(김동철)

 

 

정호승 시인 약력

 

1950년 경남하동 출신, 경희대 국문과-동대학원 석사,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 시 ‘첨성대’ 당선,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위령제’ 당선, 제3회 소월 시문학상(1989), 제10회 동서문학상(1997), 제12회 정지용 문학상(2000), 제19회 공초문학상(2011)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