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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사진작가 (CEO 감성 인터뷰)

category 문화산책 2016. 8. 9. 19:07

김영재 사진작가 (CEO 감성 인터뷰)

 

 

 

 

 

 

 

 

사진작가 시우(時雨) 김영재는 감춰둔 끼가 발동하면 주체하지 못하고 당장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는 것 같았다. 77년 방 두 칸짜리 신혼방 전세금이 70만원이던 시절, 그는 일제 캐논 카메라를 거금 9만원을 주고 샀다. 시골 농고 밴드부에서 드럼을 친 경험, 군예대(軍藝隊) 시절을 거치면서 뭔가 꿈틀거리는 ‘딴따라 끼’ 때문에 방황하던 시기였다. 그는 67년 작곡가 손목인 선생 문하생으로 들어간 일이 있다. 노래도 하고 싶고, 악기도 만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이 그로 하여금 카메라를 덜컥 구입하게 된 동기가 아니었을까.

“앞으로 먹고살 일도 험한데, 음악한다고 사진찍는다고 쌀이 나옵니까 돈이 나옵니까. 허허.”

비싼 사진기를 구입하고 한국일보 문화센터 사진반에 등록, 남들 3개월 코스를 겨우 8개월만에 마쳤다.

 

-사진에 별로 소질이 없었나보죠?

“허허, 근데 그게...필름 카메라의 원리와 기계를 이해하는데 그렇게 걸린 거예요.”

그는 자신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사진작가협회에 일단 등록해야 했다. 그것도 7년만에 겨우 30점을 따서 회원등록을 마쳤다.

“공모전에서 금상, 은상, 동상 등 입상해서 딴 점수를 모은 거예요.”

 

-늦깎이, 대기만성(大器晩成)이가요?

“여튼 제 안에 있는 끼를 어떻게든 발휘해야 직성이 풀리지요. 항상 여러 생각과 아이디어가 반짝반짝 튀어올라요.”

끼와 호기심이 많았지만 생활인으로서, 가장으로서 먹고살기 위해서 생업도 챙겨야 했다.

“김포 청소년수련원에서 불이 나서 아이들이 6명이 사망했어요. 급히 대피하기 위해서 문을 열어야 하는데 둥근 도어핸들 때문에 자꾸 미끄러졌던 거예요.”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사용하지 않던 기억 자 도어핸들을 유럽에서 수입해서 고급빌라를 짓는 건설회사 등에 납품했다. 대박이었다. 또 이탈리아 올리바리사에서 슬라이드 문을 수입해 국내 인테리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오늘날 그가 운영하는 세한프레시전과 세한루체 회사가 탄생한 배경이다.

 

 

 

 

-장터사진가로 유명하던데요.

“평일엔 사업, 주말엔 카메라를 둘러메고 전국 장터를 돌았어요. 지방 5일장이 점점 없어지고 있어요. 우리에게 남은 소중한 것들을 저라도 찍어둬야죠.”

경기도 양평의 장과 강 안개를 찍기 위해 잠시 빌렸던 집은 아예 구입해서 지금은 작업실로 쓰고 있다. 내친 김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장터포토클럽(회장 이태주 연극평론가)도 만들었다.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그에게 또 하나의 꼬리표가 붙었다. ‘문화예술 후원자’.

“선배들 심부름 잘하고, 후배들에게 밥과 술 잘 사면되는 거 아닙니까?”

법정 스님이 지어줬다는 그의 호는 시우(時雨). 때맞춰 필요할 때 내리는 비처럼 음악, 춤, 사진, 조각, 공연 등 어느 현장에서건 그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당발이다.

한때는 누드사진에도 몰입했다. 100인 누드 촬영대회 운영위원, 누드사진협회 부회장 약력이 말해준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낯익은 사람들의 이름이 자주 나온다. 소리꾼 장사익, 무용계 육완순, 최청자, 최현, 박인자, 연극계 박정자, 미술계 최만린, 이만익, 연예계 노영심, 이문세, 공연문화계 이종덕, 김동호, 언론계 손기상, 박찬숙 등이다.

그는 최청자 예술원회원, 박찬숙 전 아나운서, 김민자씨(최불암씨 부인) 등을 사진계로 입문시켰다. 박찬숙씨는 개인전을 수차례 열 정도다.

최근 4년 동안 전국의 장을 찾아다니던 그는 동해안을 끼고 달리는 7번 국도에 그만 푹 빠져버렸다. 햇볕 머금은 바닷가 은빛 모래사장, 때론 포악하게, 때론 아다지오 칸타빌레로 밀려왔다 떠나가는 파도, 눈 내리는 등대의 외로움, 삶의 터전을 지켜주는 방파제와 어부들이 갓 잡아 올린 톡톡 튀는 해산물 먹거리...

 

그곳에서 찍은 1000여 컷의 사진 중 20여 점을 10월 15일부터 20일까지 ‘7번 국도 바닷가’라는 제목으로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전시한다.

우여곡절, 직선보다 곡선의 길을 달려온 작가의 인생만큼이나 변화무쌍한 바다를 소재로 한 흑백 사진이 주는 메시지는 대체 어떤 것일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김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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